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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뉴스 - 학교공동체가 흔들린다

수련관 | 2001-06-27 | 조회수 : 9597
학교공동체가 흔들린다

요즘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뛰놀기보다 PC앞에서 채팅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안데르센 동화나 인순신 장군 전기를 읽기위해서가 아니라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를 하느라 밤을 지샌다. 음란물도 무방비로 청소년들에게 열려있다. 멋대로 말과 글을 변형시키면서 기성세대와의 정서적 격차를 즐기기도 한다. 올초에는 자살 사이트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들의 이야기가 잇따라 우리를 우울하게 했다.

그릇된 인터넷 이용행태와 사이버 문화가 청소년층에 빠르게 침투하면서 개인은 물론 학교공동체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이 인터넷의 역기능에 가장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것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갈수록 도가 더하면서 사회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일선 교사들은 학생지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과서보다는 인터넷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으려하고, 교사보다는 인터넷 친구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우려 한다. 인터넷 이용 능력에서 학생들이 앞서다 보니 교사들은 당황스럽다. 인터넷에 관한 한 "기는 교사, 나는 학생"인 셈이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국내 중.고생의 인터넷 이용률은 각각 94.9%와 95.3%로 100%에 가깝다. 전체 평균(48.6%)의 두배에 이른다. 이가운데 주로 오락.게임을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비율이 초.중학생 45.9%, 고등학생 26.7%로 전체 평균(19.9%)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청소년들이 보이는 인터넷 역기능은 어른과 마찬가지로 상당부분이 "사이버중독"에서 비롯된다.

오산대 곽금주교수는 "청소년들은 사고의 틀이 자유롭기 때문에 폭력적인 것이나 음란한 것을 접하면 바로 흡수한다"면서 "특히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터넷은 폭력적인 영화나 비디오보다도 영향력이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서울 우신초등학교 송정기 교감은 "정보를 잘 다룰 줄 알면서 정보에 대한 가치까지 함께 배울 수 있는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청소년들이 건전한 생활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오낙현장학사는 "오는 2학기부터 학교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윤리 프로그램을 초등과 중등으로 나눠 개발하고 있가"면서 "무조건적인 "하지마라"식 교육보다는 교사와 학생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하게끔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무너지는 학교

서울 A중학교 B교사(남)는 지난달 황당한 경험을 했다. 어느날부터 자신을 좋아한다는 한 여학생의 e메일이 익명으로 매일같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시간과 장소를 말하며 그 자리로 나오라는 것이었다. 따끔하게 혼을 내려고 했으나 발신한 e메일 주소는 엉터리였다. 그러더니 10여일 뒤부터는 욕설로 도배질한 e메일이 계속됐다. B교사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매일 자신을 보고 있는 것같아 수업 때마다 찜찜했다.

지난해 말 대전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C군이 자신을 헐뜯는 글이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오른 데 충격받아 며칠동안 학교에 가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C군이 인기가수와 변태적인 성관계를 갖는다는 내용으로 성인들도 입에 담기 힘든 내용이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잡은 것은 같은 반 친구 D양.D양은 "그냥 올려보고 싶었고,C군을 택한 것은 그냥 학생회장이니까 생각나서 그런 것뿐"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올초에는 전남 광주에서 인터넷동창회 사이트에 회원으로 등록한 중학생들에게 e메일을 보낸 "반 아이들에게서 돈을 걷어 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3월에는 전교수석을 다투는 중2 여학생이 인터넷 채팅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성 매매를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검찰이 지난해 말 "음란물 사냥대회"를 통해 검거한 음란사이트 개설자 12명 가운데 10명이 10대였다.

전남 H중 1학년 김모군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면서 음란물을 본 학생들을 조사했는데, 우리반 33명중 4분의 3이 봤다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의 심리학자 킴벌리 영의 인터넷에 대한 정의처럼 학교가 "경찰없는 거대한 도시"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인터넷 이용이 보편화된 이후 자극에 대한 정신적 저항력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한다. 리셋증후군과 같은 현상을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리셋은 PC가 다운됐을 떄 버튼 하나만 눌러 다시 부팅하고 게임을 하다가 죽더라도 금세 새로운 판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 벌여놓은 일이나 인간관계를 깨고 손쉽게 다시 시작함으로써 참을성없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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